20여년 동안 가요프로그램이나 예능을 보지 않던 내가 최근 챙겨보는 예능이 있다. 바로 나는 가수다와 불후의 명곡이다. 이 두 프로그램을 제외하고는 20여년동안 듣지 가요를 듣지 않다보니 모르는 노래가 많고, 특히 요즘 K-POP은 전혀모른다. 이런 내가 30대라면 믿을 수 있을까? (ㅎㅎ 뭐 살다보면 그럴 수도 있지...)
최근 접었던 음악을 다시 시작하면서 가요순위프로그램보다는 오디션프로그램에 호감이 가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이미 기성가수들이 부르는 곡을 리메이크하고 편곡하는 것을 보면서 음악적인 완성도를 만들어가는 것이 참 좋다. 특히 음악을 다시 시작하면서 느끼는 것은 전에는 누가 노래를 잘하는지 못하는지를 판단했다면, 최근에는 누가 노래를 어떻게 부르는지? 부르면서 피치가 떨어지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나자신이 좀 더 발전하기 위해 애를 쓴다.
어제 나는 가수다 경연에서 가장 아쉬운 가수를 꼽는다면 나는 단연 박완규를 꼽는다. 1위의 7위로의 추락이 의미 있는 것이 아니라 박완규라는 가수가 좀더 발전하기 위해서이고, 그의 노래를 좀더 오랫동안 들었으면 하는 생각때문이다. 어제 박완규의 노래는 자신의 모습으로 자신의 스타일로 잘 부른 곡이다. 그런데 무엇이 부족하단 말인가? 누군가 질문할 수 있다. 그렇다. 그의 무대는 어딘가 모르게 부족했다.
1. 지나치게 강하면 부러진다.
그에게 있어 어제의 무대는 시종일관힘있는 무대였다. 자신은 과거는 과거이며 미래로 나아가는 힘있는 모습을 그리겠다고 말했지만 그의 무대에서는 과거에 대한 회상이 너무 강했다. 그래서 였을까? 후반으로 갈수록 미래에 대한 희망이 강하지 못하고 과거에 묻히는 분위기다. 그에게 있어 필요한 것은 자신의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있는 size를 규정했다면 그 size를 극대화하기 위한 밑그림이 너무 진했기에 한 낮에 아름다움을 표현하려한 것이 보름달이 뜬 밤을 표현한 격이 된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 그에게 있어서 강함을 표현하기 위한 약함이 있어야 한다. 음악적 기호로서 포르테를 위해 피아노가 필요한 것 같다. 김경호와 박완규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김경호는 곡에 있어 항상 피아노(p)를 준비한다는 것이다.
2. 단조로움의 극복이 필요하다.
어제의 무대에서 안타까운 점 중 하나는 변화하지 않는 그의 무대였다. 처음 자우림의 무대에 실망한 것은 고래사냥이후 계속되는 식상한 편곡이었다. 물론 밴드가 가지는 한계라고도 하지만 자우림은 그 이후 너무도 잘 극복해냈다. 박완규의 어제 무대는 "사랑했어요"와 "고해"의 무대를 합한 듯한 무대 외에 다른 변화는 없었다. 어쩌면 "고해"는 임재범의 코치대로 버리라는 표현처럼 곡을 완성해감에 있어 피아노와 포르체의 적절한 조화와 그의 강렬한 보이스가 잘 어우러진 곡이었다면 어제의 "내일을 향해"는 잘 맞는 size의 옷을 입고도 멋을 제대로 부리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 곡이다. 만약 그가 과거에 대한 회상을 좀더 고통스러워하며 기억하듯 빠르기를 조절했다면 그리고 과거의 아쉬움을 피아노로 표현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무대이다. 그에게 있어서 현재 가장 필요한 덕목중 하나는 단조로운 편곡을 극복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박완규를 참 좋아한다. "천년의 사랑"이후 그의 보이스는 나에게 참 매력적이었다. 그는 가수가 갖춰야할 기본적인 것들 매력적인 보이스, 파워풀한 무대매너, 락음악의 배경에도 불구하고 무대를 채우고도 남은 성량 등 을 모두 갖고 있다. 그렇기기에 그를 오랫동안 보고 싶다. 하지만 그가 변하는 모습 또한 보고 싶다.